출판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책 만드는 사람이라면  책이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 나오는지 알지요. 보통 사람들은 "작가가 글을 쓰고, 그걸 인쇄하면 된다"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말이어요. 그 사이에는 편집자의 역할과 그리고 편집이 끝난 후의 공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랍니다. 

편집자는 작가가 쓴 글을 교정하고, 중제를 뽑아내고, 제목을 짓는 등 맛깔스러운 책을 만들기 위해 "내용"에 대한 모든 부분을 책임집니다. 작가는 창작자의 역할을 맡는다면, 편집자는 그 원석을 멋지게 갈고 닦는 세공의 역할을 한달까요.그리고 편집자의 손을 거친 원고는 디자이너를 통해 본문 레이아웃과 표지 레이아웃을 하게 되지요. 디자이너의 역할을 세공한 보석을 멋지게 세팅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 거예요.

이렇게 편집이 완료되면 드디어 인쇄에 들어가게 됩니다. 흔히 "복사"를 생각하시지만, 실제 인쇄는 만만한 과정이 아니랍니다. 우선 만들어진 데이터는 인쇄 판을 만들기 위한 필름으로 제작됩니다. 이것을 출력과정이라고 하고, 요즘에는 출력과정이 생략된 채 PDF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그 다음 각 페이지에 맞춰 인쇄에 들어갈 판을 만들고 (제판과정), 이것을 인쇄 기계에 넣어 인쇄를 한 후 (CMYK 라는 4개의 판으로 만들어진 1대수가 한 번에 돌아가지요. 1대수는 8페이지를 기준으로 잡습니다) 제본을 하게 됩니다. 인쇄를 할 때는 직접 기계를 다루는 인쇄기장이 있는데, 이분들은 인쇄시 들어가는 잉크의 양을 맞추고 색깔과 인쇄 핀을 맞추며 선명하고 멋진 인쇄가 되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쇄를 할 때는 본문과 표지를 따로 인쇄 합니다. 단행본의 경우 본문의 종이가 한 종류이기 때문에 인쇄가 빨리 이루어지지만, 잡지처럼 종이의 종류가 여러 종류일 경우에는 만만한 작업이 아니지요. 또한 표지의 경우 책의 가장 겉면이기 때문에 쉽게 더럽혀지지 않도록 코팅 작업이 들어갑니다. 이때 올록볼록한 느낌이 나도록 형압 작업을 하기도 하고, 제목이 돋보이도록 별색을 사용해 제목 부분을 인쇄하기도 하지요. 

이런 과정을 거쳐 다 된 인쇄물은 사이즈에 맞춰 커팅을 하고, 거대한 제본기에서 대수별로 묶인 후 표지와 본문이 함께 제본이 됩니다. 수십 가지의 단계를 거친 후 드디어 책 한 권이 탄생하는 거예요. 물론 시간도 만만치 치 않게 걸리지요.


이렇게 많은 과정을 거치다보니 책 한 권을 찍어내려면 보통 500권에서 1000권 정도는 기본으로 찍어야 하지요. 그러다보니 한두 권이나, 몇십 권을 만들려는 사람은 좋은 퀄리티의 책 대신, 근처 복사집에서 간단하게 만든 복사물 정도의 책 밖에는 꿈을 꿀 수 없게 됩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기계가 나와서 눈길을 끄는데요. 


<에스프레소 북 머신> 이라고 이름붙여진 이 기계는 프린터기와 복사기를 결합한 색다른 발명품이에요. 아직까지 모습은 좀 투박하지만, 책을 만드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이 기계를 판매하는 회사의 설명이에요. 퀄리티도 자랑하는데, 간단한 단행본 정도는 충분히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게다가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바로 시간! 이죠. 인쇄부터 제본까지 고작 7분 밖에!! 안걸린다는 것. (학교 앞 작은 마스터 인쇄소 같은 느낌이지만, 기계가 조금더 콤펙트해지고, 인쇄부터 표지제본까지 한 번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자른 점인 것 같아요) 동영상을 한 번 볼까요? 


개인 출판이나 1인 출판, 아니면 독립 출판을 하는 분들에게는 이런 기계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북머신이 있는 곳을 살펴보니 대학 출판부나 아트북을 만드는 곳, 독립 서점에서 이 기계를 사용하네요. 


재미있는 건 이렇게 만들어진 책은, 진짜 정식 책이어서 구글에서 프리뷰도 볼 수 있고, 구입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이에요. 말 그대로 맞춤형 출판이 되는 거지요. 주문이 들어오면 7분만에 책을 만들어 보낼 수 있으니 재고 걱정은 없을 것 같네요. ^^

 

 갑자기 블로그 방문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깜짝 놀라서 살펴보니, 트렌드바이트 오픈캐스트에 등록된 글이 네이버의 추천 캐스트로 올라가면서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셨군요.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