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의 카페가 들어설 공간이 없자, 작은 카페들이 상수동과 합정동, 망원동 쪽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은 아는 사람들은 알지요. 홍대 앞처럼 옹기종기 모여있지는 않지만 구석구석 나만의 공간을 찾는 맛이 있는 것 같아요. "에코브릿지의 서재"는 합정역에서 망원역 가는 사이 길에 위치한 카페예요. 1300K 에서 운영하고 있는 북카페이지요.

카페 이름처럼 그린과 블랙의 푹신한 소파가 왠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떠나기 싫어지는 곳이랄까요? 그래선지 카페 내에는 근처 출판사에서 원고를 들고 와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였어요. 공간이 넓고, 회사에서 운영하는 카페라선지 눈치볼 것 없이 편히 앉아서 오랜 시간동안 작업을 해도 편한 공간이에요. 특히 푹신한 소파는 파묻혀서 책을 읽기 안성맞춤이에요.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편한 자세를 무의식적으로 취하게 돼요. 공부하는, 일하기 위해 봐야하는 책이 아니라면 편안하게 몸과 마음을 릴렉스 시킨 채 책 속의 세상으로 빠져드는 것. 가장 행복한 순간이니까요. 세상의 지식을 머리 속에 구겨 넣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지식이 자신도 모르게 몸으로 흘러들어오는 순간을 즐기는 거죠. 

 [카페 + 책] 이라는 코너를 기획하면서 요즘에는 카페에 꽂힌 책을 더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요. "에코브릿지의 서재"는 나무[수:] 와 이끼북스의 책들을 전시해서 팔고 있었어요. 이름과 출판 브랜드의 이름이 친환경스럽게 연결되더군요. 아무래도 1300k 에서 '에코'를 컨셉으로 책과 카페 등 문화 사업으로 진출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책장에는 이 두 출판브랜드에서 출간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그거 아셔요? 책벌레들이 책을 꽂아놓으려면 책등이  보이게 책을 꽂는 것이 아니라, 책의 표지를 보이게 꽂아야 한다는 것 말이어요. 에코브릿지의 책장에 꽂힌 책들은 스타일북 같은 느낌이 강했어요. 그래선지 왠지 여성스럽달까요? 
에코브릿지의 서재
카페 한쪽에 꽂혀있는 샘플책들은 직접 카페에서 구입할 수도 있어요. 

이 중에서 제 눈에 뜨인 책이 바로 <핀란드 디자인 산책>이었어요. 핀란드는 "핀란드 교육법"으로도 무척 유명하죠. 아이들에게 경쟁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능력을 만들어가는 교육을 하는 곳으로 말이에요. 그러다보니 디자인도 자연스럽게 개성적이면서도 남을 배려하고, 자연과 조화되는 느낌으로 탄생되는 것 같아요. 디자인이란 그 공간을 공유한 사람들이 가장 편하고 아름답게 느낄 수 있게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멋진 글귀가 있어 찍어봤어요. 왠지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온나라를 헤집어 놓는 우리와는 사뭇 달라서 왠지 부럽기도 하고 좀 속상하기도 했네요. 


"사람 다니는 길은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시간이 걸려도 돌 하나하나를 심어 길을 만든다. 땅이 숨 쉴 틈을 마련하는 도시의 길들은 모두 크고 작은 돌이 심겨 있다. 다음 세대가 사용할 시간까지 생각한다면 지금 시간과 공을 좀 더 들이는 것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자연의 다양한 모티브가 어떻게 디자인으로 연결되는지를 살펴보면서 잠시 창 밖을 보는데, 카페 앞 놀이터 나무의 녹음이 우거져 있네요. 제가 갔을 때는 장마 전, 한창 날씨가 쨍~ 했던 날이었어요.^^ 사무실 창문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팍팍하기만한 건물 공사 현장인데, 갑갑한 콘크리트 사무실 환경에 지친 분들이라면 가끔 이곳에서 몸과 마음을 편하게 풀고 가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