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온라인 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한지도 3년이 되어가는데요. 그동안 다양한 온라인마케팅 활동을 하면서 제 블로그도 다시 만들어 운영도 시작했어요. 독장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언젠가 꼭 써봐야 겠다고 생각한 것이 기자와 블로거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이 주제는 온라인마케팅을 하기 전 십몇 년 간 기자생활을 했던 제게 3년 내내 물음표로 머리 한 곳에 차지하고 있었답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기까지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나 할까요? 


제가 기자였을 때는 신뢰를 주는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기자'가 유일하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는 언론사. 그리고 그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자. 그 파워에 대한 자부심도 컸지요. 자부심이 큰 만큼  '블로거'를 그저 취미생활하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어떻게 글을 쓰는데 제대로 된 취재도 없이 써갈까...라고 생각했달까요. 


그런데 실제 제대로 된 - 그전까지는 자료모음용이나 팬질 형식의 블로그만 만들었죠^^; - 블로그를 만들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고민하고, 내 글을 보는 온라인 방문자들을 의식하며, 그들에게 어떤 정보를 주는 것이 도움이 될까를 생각하며 블로그 글을 쓰다보니 이전까지의 제 생각이 엄청나게 편협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전문 블로거의 글은 기사보다 더 전문적이고 알찬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오히려 후배 기자들 중에는 취재 대신 검색으로 자료를 얻고 그걸로 기사를 쓰는 경우도 늘어났죠. 어린 기자들의 경우 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쓰는 것도 본 적이 있었죠.(ㅠㅠ) 그만큼 블로거의 콘텐츠가 좋은 내용과 정보를 갖고 있다는 의미이겠지요.


출처 : jscreationzs


이전까지는 학술지나 잡지, 신문이 아니면 자신의 지식이나 생각을 풀어낼 공간이 없었는데, 블로그는 누구나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시간적, 공간적 제약 없이 이야기를 풀어내고 소통하는 것이 가능하다보니 세상의 모든 지식들이 담겨지게된 것 같아요. 심지어 만들기도 편하죠~. 발행하는 것도 간단하죠~. 비단 5~6년 전만 해도 온라인 블로거들에게 취재꺼리를 찾고, 그들의 내용을 기사로 큐레이션 하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는데, 현재는 기자들도 가장 간편하고 빠른 "검색"이라는 무기를 통해 기사의 내용을 확장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요즘 기자는 한 물 갔어. 블로거가 대세야."라는 말에 약간 화가 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 과연 정말 그럴까? 과연 블로거가 언론을 대체할 수 있을까? " 라고 고민하게 되었어요. 서두가 좀 많이 길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제 생각을 풀어보려고 해요.



1. 10년차 기자와 10년차 블로거의 내공은 용호상박 


블로그는 온라인 매체, 반면 신문과 방송은 오프라인 매체입니다. 매체에 꾸준히 글을 올리면 자연스럽게 글발이라고 하는 필력이 올라가게 되는데요. 온라인 매체에 글을 올리는 블로거는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좀더 쉽고 편하게, 그리고 생각할 수 있게 글을 쓰는 방법과 노하우를 쌓게 되고, 오프라인 매체에 글을 올리는 기자는 마찬가지로 각 오프라인 매체에 맞는 글 솜씨를 키우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분야에 대한 내용과 정보 공유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자와 블로거의 공력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돼요. 


기자들은 매일 꾸준히, 매달 꾸준히 취재를 하면서 기사를 쓰는데요. 그 바닥(분야)에 오래 있으면 자연스럽게 취재원도 그 분야 사람으로 만나게 되고 히스토리가 쌓이면서 준 전문가 대접을 받게 됩니다. 또한 자신이 쓴 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책을 쓰고 전문가로 발돋움 하게 되지요.  


출처 : Nujalee


블로거는 글을 쓰면서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는데요. 이건 취재와는 약간 다른 시스템으로 움직입니다. 같은 분야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비슷한 키워드로 정보를 검색하게 되고, 그 안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게되는 거죠. 또한 오랫동안 좋은 정보를 성실히 공유할 경우 자연스럽게 관련 분야의 리더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이렇게 히스토리를 쌓은 블로거는 기자와 마찬가지로 준전문가의 대접을 받습니다. 블로거로 시작해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책을 내고, 이것을 기반으로 전문가의 입지를 다지는 분들도 많고요. 


즉, 기자나 블로거는 관심 분야를 정하고 오랫동안 그 분야의 글과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콘텐츠 리더의 역할을 하며, 전문가가 되는 것 같아요. 여기서의 전문가는 '학자'적 전문가라기 보다는 '실무' 전문가인 경우가 더 많지요. 결국, 10년차 기자와 10년차 블로거의 내공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차이라면 기자는 오프라인 매체에 좀더 최적화된 글쓰기 방식을 익혔다면, 블로거는 온라인 매체에 좀더 최적화된 글쓰기 방식을 익힌 사람이라는 점이랄까요? 



2. 스토리텔러와 리포터의 차이 


그렇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의 질이나 내용이 비슷함에도 블로거와 기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것을 스토리텔러와 리포터의 차이라고 정리해보았습니다. 


보통 기자를 리포터(reporter), 에디터(editor)라고 하는데요. 대부분 신문기자는 리포터(reporter)나 저널리스트(journalist)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잡지기자는 에디터(editor)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포터(reporter)는 사전적 의미로 '보고자'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요. 즉, 객관적인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기자가 쓰는 기사의 1차적인 목표입니다. 자신의 논조와 생각보다 먼저 사실을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목표이죠. 이와는 좀 다르게 에디터는 사전적 의미를 참고하면 '편집자'라는 뜻이 강합니다. 즉, 잡지 기자들은 사실을 발굴하고 정확하게 알리는 것 보다는 나와 있는 사실들을 다양한 트렌드와 주제에 맞춰 추가 취재하고 편집해서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기자인 것이죠. 



블로거들은 대부분 리포터이기 보다는 에디터적인 성격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이 관심있는 주제를 정하고 그에 관련된 정보나 사진 등을 자신의 생각에 맞춰 구성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에디터의 영역과 거의 비슷하거든요. 그래선지 기업블로그나 공공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온라인 에디터"라고 이름 붙이기도 하죠. 물론, 온라인 시민기자의 경우 온라인 리포터라고 불릴 수 있지만 그 수가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죠. 

 

또하나 블로거와 기자의 차이는 스토리텔링에 있는 것 같아요. 블로거는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좀더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형식으로 풀어가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문체도 '~이다' 체보다는 '~해요'체로 편안한 느낌을 줘요. 그러다보니 사람들도 좀더 편하게 블로거의 글에 빠져들죠. 내용이 가볍지는 않지만, 말하듯 풀어가는 블로거의 글은 마치 한 편의 좋은 수업이나 강의, 강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돼요. 또한 블로거는 사진, 동영상, 텍스트 콘텐츠를 갖고 다양하게 배치하고 편집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스토리텔러라고 할 수 있죠. 


요즘은 기사들도 좀더 말랑말랑해지고 사람들에게 친근해지고 있는데요. 얼마전 신문의 주말 섹션을 보니 1면 기사 조차도 문화 트렌드를 주제로 다루고 있더라고요. 마치 단행본의 한 챕터를 보는 듯한 느낌의 기사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만큼 온라인 매체의 영향력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많다보니, 신문 또한 문체를 파격적으로 바꿔가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3. 콘텐츠 큐레이터를 넘어 콘텐츠 창작으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아마 창작자들이라면 이 말에 누구나 가슴이 답답해지고 자신이 없어지죠. 엄청난 천재가 아닌 이상 현재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새로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정보를 자신의 시선에 맞춰 큐레이션을  잘 하는 것도 요즘에는 큰 능력이랍니다. 


기자와 블로거는 모두 큐레이션 능력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모방이 창조의 원천이 되듯 다양한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지식을 쌓으며 점차로 자신의 생각을 갈무리하고, 이후에는 큐레이션을 넘어서는 창작을 하게 되는 거죠. 그정도 기자나 블로거가 되려면 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하겠지만 말이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큐레이터라는 것이 몇 개의 블로그 정보를 보고 그것을 편집해서 쓰는 역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큐레이터라고 하더라도 자신만의 시선과 의견을 그 안에 넣을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요. 기자도 마찬가지이죠. 취재원의 말을 검증도 없이 100% 그대로 쓰는 건 기자의 본분이 아니죠. 





4. 총감독 VS 종합 예술인


제가 잡지 기자를 할 때 남편에게 늘 듣던 이야기가 있어요. "사진은 사진 기자가 찍지,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하지, 심지어 글도 전문가가 글을 써주는데 도대체 네가 하는게 뭐야? 왜 야근을 해야 해?" 라는 것이 기자에 대한 남편의 생각이었답니다. 도대체 기자를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 고민고민을 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감독"이었죠. 


"감독이 연기하는 것 봤어? 감독이 카메라 들고 촬영하는 것 봤어? 하지만 영화는 감독이 모두 조율하고 편집해서 최종 마무리를 하잖아. 기자가 그런 거라고." 


기자는 총감독입니다. 특히, 잡지 에디터는 사진팀, 코디네이터, 취재원, 미술디자이너, 원고까지 총괄 책임을 지게 되죠. 총괄 컨셉을 잡고 각 팀의 전문성을 최대한 끌어내며 그 안에서 가장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잡지 기자의 역할이며 가장 큰 미션이죠. 


블로거 또한 총감독이긴 한데, 대부분 1인이 모든 것을 다 책임지게 됩니다. 즉, 블로그의 아이템과 디자인, 사진, 글 발행까지 한 명의 블로거가 기획을 해서 운영을 하게 되죠. 그러니까 블로거는 감독이면서 연기도 하고 모든 것을 1인이 다 하는 종합예술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블로거 기자, 기자 블로거, 파워 블로거 


온라인은 친구와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이기 이전에 온라인 미디어의 역할을 하고 있지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소셜미디어로도 불리는 이유이기도 해요. 친구들과 메시지로 떠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공공에게 노출이 되면서 미디어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미 블로그라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은 "전문 기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런 미디어의 특성에 주목해 현재 기자이면서도 파워블로거의 위치를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미 콘텐츠에 대한 감수성을 갖고 있는 기자들이 온라인 미디어의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자신의 정보를 온라인에 공유하기 시작했고, 늘 좋은 정보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는 기자들의 정보가 좀더 신뢰가 가니까요. 


블로거와 기자의 차이점은 "신뢰"라는 부분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공감을 잘하는 사람은 쉽게 파워블로거가 됩니다. 하지만 공감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바로, 자신의 글에 대한 책임감과 공정한 내용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것 아닐까 싶어요.  몇년 전 주부 파워블로거들의 공동구매 비리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보면 자신의 글에 대한 책임과 공정성이 어긋났기 때문이었죠. 


물론, 좋은 블로거는 자신의 내용에 책임을 지는데요. 블로거는 일단 "개인" 자격이다보니, 그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없죠. 그러다보니 "카더라~" 정보나 잘못된 정보가 무한 복사되어 뿌려지는 경우도 있고요. 반면 기자의 글은 "언론 매체"라는 시스템 안에서 1차적으로 걸러진다는 것이 다른 점인 것 같아요. 즉, 기자가 취재를 했다고 해도 선배나 팀장이 그 기사를 살펴 오류를 짚어내고, 다시 데스크(편집장)이 살펴보면서 다시 한 번 기자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이 기사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죠. 


물론 잘못된 관점으로 기사의 내용을 고치는 데스크가 있다고 반박하실 수도 있지만, 이건 몇몇 잘못된 기자나 매체의 문제이고요. 시스템상으로 보면 블로거와 달리 기자의 기사는 한 꼭지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두 번 세 번의 검증을 거친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혼자서 검증하는 것보다,관련 분야의 준 전문가들이 두세 번 되풀이해서 보면 좀더 오류를 줄일 수 있으니까요. 


사실 이건 매체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프라인 매체는 한 번 뿌려지면 그 후에 바꾸거나 수정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출판이나 방송 전에 오류를 잡아내는 시스템이 발달할 수 밖에 없지요. 


그렇다면 블로거에게는 이런 작업이 없을까요? 블로그 최대의 장점은 실시간으로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오래된 포스트라고 하더라도 관련된 주제라면 새로운 정보를 더해 재발행 할수도 있지요. 동영상을 첨가할 수도 있고요. 이렇게 정보를 수정하고 확장해 나가면서 내용을 확장하고 내용의 오류를 줄이는 것이 블로그의 특징입니다. 이런 시스템을 잘 이용하고 끊임없이 정확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흔들리지 않고 추구하는 블로거는 기자 못지 않은, 오히려 추종자라고 불릴 정도의 다수의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게 되지요.




6. 기자 정신과 블로거 정신 


미디어를 다루는 사람이 끊임없이 주의해야 할 것은 자신의 미디어 파워를 과용하지 않는 것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몇몇 대형 미디어에 못마땅한 눈길을 보내는 것도 강력한 미디어 파워를 공정하게 사용하지 않고, 어딘지 모르게 자신의 이득에 맞춰서 사용하기 때문일 거예요. 


블로거도 마찬가지 입니다. 파워블로거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거짓된 소통 보다는 진심으로 자신의 고민과 정보를 함께 나누려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블로거의 정신이 아닐까 싶어요. 


 정보는 나눌수록 확장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더 좋은 아이템과 아이디어가 나오지요. 기자와 블로거가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역할을 함께 담당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한 편은 다른 한 편의 권력 남용을 막고, 다른 한 편은 또 다른 한 편의 정보의 팩트를 검증하고, 확장해주고 말이죠. 이 관계는 바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체가 서로 담당하는 역할과도 같다고 생각됩니다. 


긴 이야기를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의견을 적어주신다면 저 또한 더 많은 고민을 하며, 공부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블로거이니까요. ^^